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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기록하고/E-book

[책] 황유미_피구왕 서영

by 책읽는mm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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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미, 피구왕 서영_밀리의 서재


"불편한 순간들을 침묵하며 넘어갔던 지난 날들에 대한 반성문”
_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던 단편 소설이다.
술술 잘 읽히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중에서 책의 제목인 ‘피구왕 서영’의 내용이 가장 길었다!


자주 전학을 다니는 서영이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진짜 모습은 숨기고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자 한다.

서영이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왕따인듯한 윤정이와
반에서 우두머리인 현지와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약자와 강자로 편을 나누고 강자의 무리에서 살아가는게 마치 정답인 듯 집단은, 사회는 그렇게 우리를 학습 시켜왔다.

우리는 집단이 가지는 힘과 권력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먼저 학습하게 된다.
그 시간을 지나온 나 또한 서영이와 비슷한 모습이었고, 현지와 윤정이 같은 친구들도 있었으니 참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고, 나는 그 시절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이 작품 외에 다른 네 편의 이야기들도 집단의 가치와 성향을 따르기를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겪게 되는 불편하고 억울한 사연들을 풀어내고 있다.

난 단편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렇게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들을 단편이 잘 다루고, 정곡을 찌르기에 감정적으로 읽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소재들을 무겁지 않게 풀어내는 작가님들의 글은 정말이지 너무 좋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특히!! 개인적인 바람으로, 이제는 교과서에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대신 '피구왕 서영’을 넣었으면 좋겠다! :)

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들!
이 소설로 소설 읽기 수업 해주세요!! ㅠㅠ

[기록하고 싶은 소설 속 문장들]
- 이방인이 새로운 무리에 합류하려면 긴장과 예민한 탐색이 필요했다.
-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과 다른 성향의 집단은 요령껏 피하고 적당한 곳을 찾는 데 늘 성공했기에 자신 있었다.
- 아마도 이유 없는 배척을 당해본 경험이 많아 이제는 먼저 무리에 끼지 않는 것을 선택했거나, 무리에 끼어들기 위해 자신을 숨기거나 꾸미는 일에 도무지 소질이 없는 뻣뻣한 아이일 터였다.
- 정은의 첫인상은 우두머리 옆에서 집단의 권력이 유지되도록 온 힘을 다하는 행동파 같았다.
- 현지네 집에서 맡은 냄새가 편안하지만 열등감을 자극한다면, 윤정의 방에서 나는 숲의 향기는 어딘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 무방비로 마음을 내려놓게 되는 그런 냄새였다.
- 교실에서 형성된 관계는 말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끝낼 수가 없다. 주말을 제외한 매일 얼굴을 보고, 하루 반나절 이상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과 관계 종료를 선언하는 순간 불편한 관계인 아이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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