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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기록하고/도서관 책

[책] 박준, 계절 산문

by 책읽는mm 202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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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계절 산문

 

 

이 시인을 좋아하다면, 이 산문집도 마음에 들 것이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므로 시인의 팬인 난 읽는 동안 마음이 울렁울렁, 정말 좋았다. 

감성을 잃어버린 "요즘의 나"에게 촉촉한 울림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1월부터 12월까지 계절에 어울리는 글을 담고 있어 

제목이 "계절 산문"이다. 

시인 듯 산문인 듯 짧은 글도 있고 긴 글도 있다.

 

문장마다 슬픔, 외로움이 느껴졌는데 읽는 동안 마음이 힘들진 않았다. 

마음이 아린 느낌인데 위로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5월이니까, 

오월 산문 파트에서 기록해 두고 싶은 문장 하나를 적어 보면.

p.67 "새로운 일을 꾸미기에는 조금 지쳤고 이미 꾸며진 일들에는 마음이 선뜻 닿지 않습니다." 

지금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 둔 문장 같아서, 

이런 공감가는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이 책은 소장용으로 구매하고 싶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에 맞는 글을 

찾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기록하고 싶은 문장들]

p.15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에게 그동안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얼마쯤 비우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p.95 살아가면서 좋아지는 일들이 더 많았으면 합니다. 대단하게 좋은 일이든, 아니면 오늘 늘어놓은 것처럼 사소하게 좋은 일이든 말입니다. 이렇듯 좋은 것들과 함께라면 저는 은근슬쩍 스스로를 좋아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p.123 어떤 괴로움이든 그것을 충분히 다 괴로워한 후에야 비로소 끝이 나는 것일 테니까요. 

 

p.140 하루의 해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우리의 생이 그러하듯이 삶을 살면서 맺는 관계들도 모두 이렇게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시작은 거창했는데 끝이 흐지부지 맺어지는 관계도 있고 어서 끝나서 영영 모르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하는 관계도 있고 끝을 생각하기 두려울 만큼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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